동심과 내면 이야기로 본 겨울왕국Frozen 영화 개꿀리뷰

2019. 10. 27. 07:26개꿀리뷰

https://youtu.be/lL4soDwYYmk

 

겨울왕국 리뷰

 

따뜻한 겨울 이야기 Frozen

 

얼음을 깨는 얼음 이야기 겨울왕국

시작부터 얼음을 깨는 장면으로 시작해서

차갑고 위험하고 마법 같은 얼음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신비한 마력이 있는 얼음, 얼어붙은 심장을 노래하며

이야기의 흐름을 처음부터 암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아름다운 오로라, 그 아래 엘사와 안나 공주가 살고 있습니다.

 

엘사와 안나 공주는 사랑스럽게도 사이좋은 자매로 같이 눈사람 만들기로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보통 만들기가 아니라

엘사의 신비한 마법을 구경하기 위한 안나의 속셈은 아니었을까요?

둘은 함께 부둥켜안는 것을 좋아하는 울라프 눈사람을 만들지만

결국 사건은 터지게 됩니다.

 

그래서 얼어붙은 마법에 걸려 머리에 충격을 받은 안나를 고치기 위해

안나의 가족들은 돌덩어리같고 바위같은 트롤패밀리를 찾아갑니다.

 

심장이 아니라 다행이라고 하지만 조작되는 기억을 통해

아름답고 좋은 것만 기억하고 마법과 관련된 모든 기억이 삭제됩니다.

 

엘사의 마법의 능력, 그것은 계속 커질 것이기 때문에

조절하는 능력을 배워야만 합니다.

능력에는 두려움이 따르기 마련이고 두려움은 나 자신의 가장 큰 적은 아닐까요?

 

그래서 그 두려움이 자신의 능력을 꽁꽁 감추게 합니다.

가장 소중한 사람,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도 비밀이 되곤 합니다.

 

그래도 눈사람 만들기 기억이 남아 있는 안나는

집요하게 계속해서 언니 엘사와 눈사람 만들기를 시도합니다.

기억에 대한 향수 때문일까요? 집착일까요?

사람은 추억을 먹고 자라고 추억을 그리며 돌아가고자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부모님은 멀리 여행을 가게 되었고

불길한 예감은 어김없이 적중합니다.

사주 후에 봅시다가 아니라 이주 후에 보자던 약속은 이별의 인사가 되었고

닫혀있던 문은 간절하다 못해 애절하게 열리길 원합니다.

 

과거를 통해 미래로 함께 나아가고자 하는

같이 눈사람 만들래?

그러나 닫힌 방은 점점 더 차갑게 얼어붙어가고만 있습니다.

 

결국 엘사와 안나는 그렇게 장성하였고 드디어 성문이 열릴 때가 왔습니다.

 

엘사와 안나는 어떻게 자랐을까요?

 

엘사의 대관식이 있던 날

이제야 열릴 문에 기대와 설렘의 벅찬 감정이 안나를 통해 분출됩니다.

허구헌 날 눈사람 만들자던 안나는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진짜 처음이야 진짜

계속해서 처음타령으로 너무 흥분해서

마법 같고 즐거울 것만 같은 미래와 만남과 사랑에 노래를 합니다.

그렇게 가슴이 부풀어 오르고 신나고 좋아서 어쩔 줄 모를 때

기회가 올 거라고 잔뜩 기대하고 들떠 있을 때

한편으로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이 공존합니다.

그것은 바로 엘사의 입술로 고백되어지고 있습니다.

 

상처입힌다는 핑계로 상처받을 두려움에

숨기고 싶고 감추고 싶고 들키고 싶지 않은 그 심정이

그리고 잘해야 한다는 강박감과 부담감이 더욱 초초하게 스스로를 위태롭게 합니다.

 

열린 문을 통해 기회로 여기는 벅찬 기대와

열린 문을 통해 위기를 예감하는 감당할 수 없는 불안감이

엘사와 안나의 듀엣으로 복잡 미묘하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러나 모든 첫 경험은 비싸고 위험하고 아프기 마련인데

여기서도 이야기는 우발적인 것만 같은 시추에이션을 통해 시작됩니다.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눈의 여왕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겨울왕국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이름을 따서 캐릭터의 이름을 설정하기도 했는데요.

여기서 안나의 첫사랑, 키 크고 잘생긴 한스 왕자가 등장합니다.

 

이야기는 계속해서 엘사의 대관식은 무사히 진행이 되고

우발적인 것만 같은(?) 시추에이션은 계속됩니다.

연속되는 우연은 필연이라는 믿음을 주고 결국 정신이 나가게 됩니다.

 

또 처음타령, 그 처음이 항상 위험하고 중요하죠.

정신병도 전염되는 것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안나는 한스와 결혼하기로 합니다.

 

그래서 엘사도 정신이 나갈 뻔했다가 정신이 유체이탈을 하게 됩니다.

숨겨져 있던 능력은 흔히 광기로 표출되고 손가락질을 받습니다.

그 당황스러운 상황은 차분하고 침착하게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만들고

결국 상황을 모면하고 회피하고자 도망가게 만듭니다.

 

꽁꽁 숨겨놓은 능력이 드러나자 세상은 꽁꽁 얼어붙어

오뉴월 서리가 아닌, 한여름인 7월에도 눈을 내리게 합니다.

괜찮을 리 없는 상황 속에 분열된 엘사와 안나

엘사가 내면의 능력과 두려움의 상징이라면

안나는 믿음과 기대의 상징인 것만 같습니다.

믿음은 어리석을 정도로 잘 믿기에 늘 배신의 그림자가 함께합니다.

 

홀로 도망친 엘사에게는 발자국 하나 없습니다.

그러나 혼자이기에 자유롭고 다른 것을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내 맘대로 나의 능력으로 나만의 얼음궁전을 짓고 스스로를 위로합니다.

추위 따윈 두렵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등장해서 주인공 같은 비주얼(?)

그러나 비중 없이 등장하고 있는 짐승남(?) 크리스토프

안나는 크리스토프와 말하는 눈사람 울라프와 언니 엘사를 되찾기 위해 동행하게 됩니다.

울라프, 여름을 꿈꾸는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눈사람

진실을 담고 있지만 왠지 어리숙하고 어설프다 못해 괴기한 생명체

우리는 진실에게 내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을 혹시 가르쳐들려고 하고 있지는 않나요?

울라프, 그야말로 동심의 상징 아닐까요?

 

분열된 자아가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무언가 끌어안아야만 할 것 같은 암내가 아니라 암시를 계속 풍기는데

암튼 능력은 동심마저 생명을 불어넣고 진정한 힘을 은근슬쩍 보여줍니다.

모든 세상을 모두 얼려버렸다면 그 능력이 가진 또 다른 방향성은 무엇일까요?

능력은 더 나빠질 것만 같고 더 불안과 두려움을 불러오며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고 맙니다.

 

그러나 믿음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 법이지만

이윽고 능력은 괴물이 되어 자신을 구하려 했던 믿음을 추방해 버립니다.

 

과연 머리카락이 하얗게 변한 것일까요? 아니면 앞으로 생각에 머릿속이 새하얀 것일까요?

나의 치명적인 능력은 가시가 되어 치명적으로 나를 조여오고

안나는 치유를 위해 크리스토프의 사랑스런 가족들을 찾아갑니다.

 

돌멩이 같은 트롤에 의해 비록 돌 굴러가는 요란한 가족이지만

돌처럼 한결같은 가족을 상징하는 그들에 의해

안나의 머리가 아닌 믿음의 심장에 상처를 입힌 그 능력은

진정한 사랑으로만 회복될 수 있다고 알려줍니다.

 

엘사도 결국 위험에 처하게 되었고 자기만의 궁전이 아닌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능력은 봉인되고 안나는 진정한 사랑을 위해

따뜻한 한스를 부리나케 찾아가 뜨거운 입맞춤을 요구합니다.

(부럽구먼)

 

그런데 믿음은 배신의 그림자를 밟고 서 있는 법이라

엘사는 안나의 능력뿐만 아니라 사랑이라고 믿었던 한스에 의해 처절하게 얼어붙고 맙니다.

 

엘사를 죽인다는 표현으로 무능하게 만드는 사랑의 단면과

그 사랑이 진실이건 거짓이건 결국 죽음을 원하는 사랑

 

안나의 위험을 직감한 크리스토프

다급한 상황 속에서도 천진난만함과 순수 무구함을 간직한 울라프

동심의 불꽃이 벽난로의 불빛과 오버랩 됩니다.

 

엘사와 안나의 위급함을 알리는 격정적인 눈보라 속에

크리스토프와 한스는 각자의 목적을 위해 각자의 그녀를 애타게 부르짖으며

때로는 충격과 공포로

때로는 슬픔과 낙망으로

현실에 주저앉고 말게 됩니다.

 

그런데 믿음은 결코 포기하지 않다고 말씀드렸죠?

 

믿음은 속이면 속으리라는 완전한 자기희생을 통해 완벽하게 얼어붙지만

세상 모든 것을 얼어붙게 만들었던 그 능력이 결국 생명의 불꽃을 되살립니다.

참된 능력은 진실한 사랑을 통해 결국 믿음을 회복하고 세상을 치유합니다.

여러분은 엘사와 같은 능력을 통해 무엇을 얼어붙게 하고

그 무엇에 생명을 불어넣고 계십니까?

 

겨울왕국, 여러분에게도 울라프같은 여름이 찾아오길 바라며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개굴개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