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 28. 22:17ㆍ개꿀리뷰
언어의 정원
1
일상 속에서 우리는 무언가 놓치고 살아가고 있지는 않았나 싶습니다.
때로는 일상의 바쁨에 잊고
때로는 평범함에 무심코 지나쳐 그렇게 잃어버린 것들
어릴 적에 올려다 본 하늘은 지금보다 가까웠습니다.
그래서 하늘의 향기를 가지고 내려오는 비를 좋아해서
비가 내리는 날에는 곧잘 일상을 벗어나 비사이로 뛰어나가곤 했습니다.
6월
“초콜릿에 맥주라니”
“저기요, 어디선 뵌 적이 있던가요?”
“예? 아뇨”
“봤을지도”
2
천둥소리가 저 멀리서 내려오고 구름이 끼고 비라도 오지 않을까
그러면 널 붙잡을 수 있을 텐데(만엽집 中)
언어의 정원
3
일상이란 평범하기 그지없습니다.
오늘도 형은 어머니의 가출(?)로 고로케를 사오고
이 이야기도 어느 동화와 마찬가지로 부모의 부재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형은 여자친구와 동거할 계획이라
이제는 정말 혼자만 남게 되었습니다.
“아, 형 이거 알아?”
“이런 건 엄마가 돌아오면 물어봐”
(천둥소리가 저 멀리? 구름, 비가 내리면 넌 머무름?)
4
맑은 날에는 제대로 학교를 가지만
“비다”
“안녕”
“안녕하세요”
“학교는 쉬는 날이야?”
“회사는 쉬는 날이에요?”
5
아침부터 맥주에 초콜릿을 먹는 여자
“방금 위험한 여자라고 생각했지?”
“어차피 인간은 누구나 조금은 어딘가 이상한 존재니까”
“그럼 저는 슬슬 가볼게요”
6
나름 땡땡이치는 것도 비 오는 날 오전으로 정해놓았습니다.
“그럼 또 만날지도 모르겠네”
“비가 오는 날이면”
7
그렇게 비오는 계절, 장마가 시작되었습니다.
만남은 그렇게 계속되고 이어지고
일상도 변함없이 계속되고 이어집니다.
“구두직공”
8
그것이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을지는 몰라도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알고
할 수만 있다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고자 한다는 것은
참으로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누군가에게 말하기란 참으로 쑥스러운 일이기도 합니다.
“누군가에게 말한 건 처음이다”
9
그런 보이지 않는 작은 꿈틀거림 속에서도
여전히 일상은 평범하게 흘러가고 계속됩니다.
꿈을 향한 작은 변화
그리고 항상 그 자리를 지켜준 존재
그렇게 잠이 들기 전
그리고 아침에 눈을 뜬 순간
나도 모르게 비가 오기를 간절히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그녀가 속해 있는 직장이나 사회, 그런 세상은 너무 멀게만 느껴지는 세계
그래서 마치 그녀가 세계의 비밀, 그 자체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럼에도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고1인 나는 그녀에게 단순히 어린애일 뿐이라는 것
그리고 구두를 만드는 작업이 나를 다른 장소에 데리고 가준다는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안 올 줄 알았는데”
“굉장해”
“아놔”
“저쪽에 앉으세요”
“저 아침 먹으려고 하는데, 같이 드실래요?”
“직접 만드셨어요?”
“그럼 반찬 교환해요”
“요리, 자신 없어”
“의외로 손재주가 없네요”
“하나 더 먹어도 돼요?”
10
어릴 적에 아빠와 나 그리고 형은 엄마에게 선물을 드린 기억이 있습니다.
“나, 아직 괜찮을까?”
11
최근까지 술맛과 초콜릿 맛밖에 느낄 수 없었던 그녀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던 일을 그만 두려고 하려나 봅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상냥하게 들어주고
자신을 조심스럽게 대해주는 자상한 남자지만
하지만 그녀는 숨 쉬는 것조차 버거웠던 시절
그녀에게 필요한 건 그런 제스처가 아니라 기댈 수 있는 믿음이었나봅니다.
“비다”
7월
“얘, 이건 고마움의 표시”
“가지고 싶다고 했지?”
“고맙습니다”
12
때마침 신발을 만들고 있어서, 그것도 여자 구두를 만들려고 하는데
아무래도 잘 안 만들어져서 그래서 그녀에게 어려운 부탁을 했습니다.
“나 말이지”
“어느 샌가, 제대로 나아갈 수 없게 되었어”
13
사실 그녀에 대해서 아는 것이 전혀 없습니다.
그녀의 직업도 나이도, 안고 있는 고민도, 이름도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끌리고 있습니다.
그렇게 장마는 시절을 좇아 끝이 나버리고 맑은 날만이 계속해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그 아이도 이제는 학교에 빠지지 않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보지만
“실은 장마가”
“끝나질 않기를 바랬어”
14
이제는 맑은 날에도 가보지만 맑은 날에 이곳은 낯선 곳만 같습니다.
결국 형은 집을 나갔고 그 이후 맑은 날만 계속되어
그곳에 갈 구실이 생기지 않은 채로 여름방학이 찾아왔습니다.
8월
여름방학 대부분을 아르바이트로 스케줄을 채웠습니다.
전문학교를 가기위해서 조금이라도 학비를 마련해야 했고
도구나 가죽을 살 때도 돈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이 마음을 지니고 있는 채론 언제까지고 어린아이로만 남아 있을 것만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무엇보다 그녀가 나아가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찰 수 있는 구두를 만들자고 생각했습니다.
“내일 날씨는 어떨까나”
15
27살의 그녀는 15살 때의 자신보다도 조금도 나아가지 못해
같은 곳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시간은 무심히 흐르고 계속됩니다.
9월
시간은 흘러 방학이 끝나고 개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유키노 선생님”
“유키노 선생님, 학교에 오셨구나”
16
그녀의 이름은 유키노, 유키노 선생님은 학교를 그만 두기로 하셨나봅니다.
그녀는 3학년 여학생들과 계속 다툼이 있었는데
그 이유는 누군가의 남자친구가 선생님한테 반해서
반 전체 아이들이 선생님을 잔뜩 괴롭히고는
학부모들한테까지도 이상한 소문을 퍼트렸다고 합니다.
경찰에게 신고하자고 학생들은 말했지만
학교는 일을 확대하지 말라고 그래서
아이자와 그녀를 찾아 갔습니다.
“고백하러 온 거냐?”
“그런 음란할매 어떻게 되는 알게 뭐야”
“너 뭐냐”
“불쌍하게도 속아넘어갔나 보네”
“우리한테 감사하지 그래?”
“비를 기다리고 있어”
17
천둥소리가 저 멀리서 들리며, 비가 내리지 않더라도
당신이 붙잡아 주신다면 난 머무를 겁니다(만엽집 中)
그렇게 우리는 비가 내리지 않더라도 인연의 끈이 닿았습니다.
비가 오면, 넌 여기에 머물러 줄까? 라는 질문에
여기에 있을께. 그렇게 대답하는 것
그러나 그녀는 그 가짜뉴스 때문에 자신이 학교 전체에 알려져서
모두가 자신을 알거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너는, 다른 세계를 봐왔구나”
18
소나기, 하늘이 열린 것일까요? 마음이 열린 것일까요?
그 충격에 거침없이 비바람이 불고 내리칩니다.
그렇게 처음으로 그녀의 집에 들어섭니다.
그리고 너무나 평온하고 아늑한 일상을 함께 만끽하며
비에 젖은 추위를 달래봅니다.
“지금이 가장 행복한 시간인 것 같아”
“나, 당신을 좋아하는 것 같아”
“유키노 씨가 아니라 선생님이잖니”
19
그녀는 이미 떠나기로 작정했고
그 장소는 혼자서 나아가기 위한 연습을 하던 곳
“신발이 없어도”
“그러니까 지금까지 고마웠어”
“그럼 전 돌아갈게요. 여러 가지로 감사했습니다.”
“이거 제가 만든 도시락인데요, 잔뜩 만들어 버려서”
“천둥소리가 저 멀리서 들리며”
“당신이 붙잡아 주신다면 난 머무를 겁니다”
“아까, 한 말은 잊어주세요”
“저, 역시 당신이 싫어요”
“어차피 될 리 없어”
“누군가를 동경해도 닿을 리 없다는 걸”
“당신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잖아”
“당신은 평생”
“그렇게 혼자서 살아갈 거냐고!”
20
매일 아침 옷을 입고 학교엘 가려했지만
하지만 너무 무서워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서
그렇게 고백하는 그녀
“그곳에서 그렇게 난”
“네게 구해진 거야!”
21
언어의 정원 다시보기를 추천드리며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사람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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