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키오2_원작동화 줄거리 요약(피노키오의 부활)

2020. 3. 30. 15:43개꿀리뷰

https://youtu.be/b794s3PH5sw

 

THE ADVENTURES OF PINOCCHIO

by C. Collodi (Pseudonym of Carlo Lorenzini)

Translated from the Italian by Carol Della Chiesa

 

피노키오2 원작에 이어 16회부터 36회 최종회

 

지난 줄거리

 

목수인 체리 할아버지가 어린아이처럼 울고 웃는 나무토막을 만나게 된 이야기로 시작해서

체리 할아버지는 친구인 주세페 제페토 할아버지에게 나무토막을 주게 됩니다.

제페토 할아버지는 꼭두각시를 만들려고 나무토막을 가져갔고

꼭두각시를 만들어 피노키오라는 이름을 지어줍니다.

그런데 꼭두각시는 태어나자마자 말썽을 일으키기 시작하는데

이어서 피노키오와 말하는 귀뚜라미 이야기

이 이야기를 통해서 아이들이 자기들보다 아는 것이 많다고

잔소리하는 어른들을 얼마나 싫어하는지 보여줍니다.

줄행랑을 친 피노키오는 배가 고파서 달걀 프라이를 먹으려 했는데 창문 밖으로 날아가 버리고

피노키오는 화로 위에 발을 올려놓고 잠이 듭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발이 모조리 불에 타 버렸고

집으로 돌아온 제페토 할아버지는 자신이 먹으려고 가져온 음식을 피노키오에게 줍니다.

제페토 할아버지는 피노키오의 다리를 만들어주고, 외투를 팔아서 책을 사줬는데

피노키오는 꼭두각시 인형극을 보려고 책을 팔아 버립니다.

꼭두각시들은 자기들의 형제인 피노키오를 알아보고 잔치를 벌이지만

한창 신날 때 극장주인 허풍선이가 나타나 피노키오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 위험에 빠지고

허풍선이는 재채기를 하더니 피노키오를 용서해주고

피노키오는 친구 아를레키노의 목숨을 구해줍니다.

허풍선이는 아빠에게 갖다 주라며 피노키오에게 금화 다섯 닢을 주지만

피노키오는 꾐에 빠져 여우와 고양이를 따라가게 됩니다.

빨간 가재 여관, 피노키오는 기적의 땅으로 가기 위해 여우와 고양이와 더불어 걷고 또 걸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피노키오는 말하는 귀뚜라미의 충고를 듣지 않아서 강도를 만나게 되고

강도들은 커다란 떡갈나무에 피노키오를 매달았습니다.

 

이처럼 콜로디는 피노키오를 동화로 계획한 것이 아니었으며 불행한 결말로 끝날 예정이었습니다.

그래서 피노키오는 15회에서 나무에 목이 매달려 비참하게 죽었으나,

편집자의 요청으로 16회부터 36까지 나머지 부분을 완성하게 됩니다.

(본 영상은 피노키오 원작에 이어 16회부터 최종회인 36회까지 다룹니다).

 

16. 파란 머리의 예쁜 소녀는 피노키오를 데려오고 의사 세 명을 부른다.

 

커다란 떡갈나무에 매달린 불쌍한 피노키오는 죽은 것처럼 보였다.

그때 파란 머리의 예쁜 소녀가 다시 창문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소녀는 목이 매달린 채 바람이 불 때마다

춤을 추는 피노키오의 모습을 보고 불쌍한 생각이 들었다.

소녀가 손뼉을 세 번 짝짝짝 쳤다.

신호가 떨어지자 힘찬 날갯짓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 왔다.

잠시 뒤 커다란 매 한 마리가 창턱에 내려앉았다.

"나의 요정님. 무슨 일이신가요?"

매가 존경의 표시로 부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파란 머리 소녀는 천 년 전부터 이 숲에 사는 마음씨 착한 요정이었다.

"저기 커다란 떡갈나무에 매달려 있는 꼭두각시 보이지?"

"네 보입니다."

"그럼, 저 나무로 날아가서 네 튼튼한 부리로 줄을 끊어버리렴. 어서"

까마귀, 올빼미, 말하는 귀뚜라미가 꼭두각시를 진찰했고 까마귀는 이미 죽었다고 말했다.

올빼미는 "저의 절친한 친구이자 동료인 까마귀 선생과 반대 되는 말을 하게 돼서 죄송합니다.

제가보기에 이 꼭두각시는 아직 살아 있습니다.

그러나 혹시라도 살아 있지 않다면 그건 정말로 죽었다는 증거겠지요!"라고 말했다.

요정이 말하는 귀뚜라미에게 물었다. "왜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시나요?"

"신중한 의사라면 자기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자기도 모를 땐

그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굳이 한 마디 하자면 이 꼭두각시는 처음 보는 얼굴이 아닙니다.

아니. 알게 된 지 꽤 오래 됐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진짜 나무토막처럼 꼼짝도 않던 피노키오가

갑자기 발작하듯 몸을 떨었고 그 바람에 침대까지 흔들렸다.

말하는 귀뚜라미가 계속 말했다. "이 꼭두각시는 아주 못된 말썽꾸러기예요."

피노키오는 두 눈을 떴다가 재빨리 다시 감았다.

"장난꾸러기에다 의욕도 없고 빈둥거리기만 좋아하죠."

피노키오는 이불 속으로 얼굴을 숨겼다.

"얘는 부모님 말씀도 듣지 않아요. 불쌍한 늙은 아빠를 심장마비로 죽게 만들고 말걸요."

바로 그때 훌쩍이며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 왔다. 까마귀가 재빨리 엄숙하게 말했다.

"죽은 사람이 우는 건 살아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올빼미도 덧붙였다. "저의 절친한 친구이자 동료인 까마귀 선생과

반대 되는 말을 하게 돼서 죄송합니다. 제 생각에 죽은 사람이 우는 건 죽기 싫다는 뜻입니다."

 

17. 피노키오가 거짓말을 할 때마다 코가 길어진다.

 

요정은 마음씨 좋은 엄마처럼 꾹 참으며 사탕 하나를 다시 피노키오의 입안에 넣어 주었다.

그러고 또 다시 컵을 내밀었다. 피노키오는 얼굴을 있는 대로 찡그리며 말했다.

"정말 못 마시겠어요!"

"?"

"발 위에 놓여 있는 베개 때문에 짜증이 나요."

요정은 곧바로 베개를 치웠다.

"소용없어요. 그래도 못 마시겠어요."

"이번엔 또 뭐가 못마땅한데?"

"방문요. 반쯤 열려 있어서 신경 쓰여요."

요정은 얼른 가서 방문을 닫았다.

피노키오가 울음을 터뜨렸다.

"이 약은 너무 써요. 도저히 못 먹겠어요."

"얘야, 나중에 후회할 거야."

"아뇨, 상관없어요."

"넌 지금 아주 많이 아파."

"괜찮아요."

"열이 높아서 몇 시간 안에 저 세상 사람이 될 수도 있어."

"상관없다니까요."

"죽는 게 무섭지 않니?"

"조금도 무섭지 않아요! 그 약을 먹느니 차라리 죽어 버리는 게 나아요."

바로 그때였다. 방문이 활짝 열리더니 검은색 잉크처럼 새까만 토끼 네 마리가

어깨에 조그만 관을 메고 들어왔다.

피노키오가 겁먹은 표정으로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앉으며 소리쳤다.

"너희들은 뭐야?"

가장 큰 토끼가 말했다.

"널 데리러 왔지."

"날 데리러 왔다고? 난 아직 죽지 않았어!"

"물론 아직은 죽지 않았지. 하지만 약을 먹지 않겠다고 그랬으니까

네 목숨은 앞으로 몇 분밖에 남지 않았어!"

피노키오가 갑자기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빨리 그 컵을 주세요! 너희들은 제발 돌아가.

난 죽고 싶지 않단 말이야. 절대로 죽고 싶지 않아!"

피노키오는 두 손으로 컵을 받아 들고 단숨에 약을 마셨다.

토끼들이 말했다. "어쩔 수 없지! 괜히 헛수고만 했잖아."

토끼들은 다시 조그만 관을 어깨에 둘러메고 들릴락 말락 툴툴대며 방을 나갔다.

", 이젠 이리 와서 어떻게 강도들한테 잡히게 되었는지 말해보렴."

"그건 말이에요, 인형극장 주인 허풍선이

금화 몇 개를 주면서 '아빠께 갖다드려라.' 하고 말했어요.

그런데 길을 가다가 마음씨 착한 동물들을 만났어요.

그 여우랑 고양이가 '너 그 돈을 천 배, 이천 배불리면 좋겠지?

우리를 따라와. 기적의 땅으로 데려가 줄 테니까.'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함께 가자고 그랬죠.

여우와 고양이가 말했어요. '빨간 가재 여관에서 쉬다 가자. 밤 열두 시쯤 다시 떠나자!'

그런데 내가 일어났을 때 둘은 없었어요. 벌써 떠난 거예요.

난 혼자서 밤길을 떠났어요. 그때 강도가 나타났어요.

강도가 검정 자루를 뒤집어쓰고는 돈 내놔!' 하고 말했어요.

그래서 난 '없어요.' 하고 대답했죠.

그런데 강도 하나가 내 입 안에 손을 넣으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재빨리 그 손을 꽉 물었어요.

잘린 손을 뱉어 보니 그건 손이 아니라 고양이 앞발이었어요.

그 다음엔 강도들이 나를 잡으려고 뛰기 시작했어요. 나는 겁나 뛰었어요.

그러다가 잡히고 말았는데 나를 나무에 매단 거예요. 그러고는 이렇게 말했어요.

'내일 다시 오겠다. 너는 죽어서 입을 딱 벌리고 있겠지.

그러면 우린 네가 혀 밑에 감춰 둔 금화를 가지고 갈 거야.' 하고요."

"그럼, 그 금화는 지금 어디 있는데?"

"잃어버렸어요."

그건 거짓말이었다. 그런데 거짓말을 하자마자 피노키오의 코가 쑥쑥 자라나는 게 아닌가.

그렇잖아도 긴 코가 금세 손가락 두 개만큼 더 길어진 것이다.

"어디서 잃어버렸니?"

"여기서 가까운 숲 속에서요."

두 번째로 거짓말을 하자 피노키오의 코가 또다시 길어졌다.

"가까운 숲에서 잃어버렸으면 찾아보면 금세 나올 거야.

숲 속에서 잃어버린 것은 언제나 다시 찾았으니까."

피노키오는 또다시 거짓말로 둘러댔다.

". 이제야 생각이 났어요.

잃어버린 게 아니라 약을 먹을 때 나도 모르게 그만 삼켜 버렸어요."

세 번째로 거짓말을 하자 피노키오의 코는 어느 쪽으로도 몸을 돌릴 수 없을 정도로 길어졌다.

요정이 피노키오를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눈에 띄게 쑥쑥 길어지는 코 때문에 피노키오가 걱정을 하며 물었다.

"왜 웃는 거예요?"

"네가 거짓말을 하니까."

"그걸 어떻게 알아요?"

"얘야, 거짓말은 금세 알 수 있어. 거짓말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어.

다리가 짧아지는 거짓말이랑 코가 길어지는 거짓말. 네 거짓말은 코가 길어지는 거짓말이야."

피노키오는 부끄러워서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방에서 도망치고 싶었지만 코가 너무 길어서 방문을 빠져 나갈 수도 없었다.

 

18. 피노키오는 여우와 고양이를 다시 만난다.

 

(피노키오는 자신과 함께 있자는 요정의 부탁을 뿌리치고 아빠를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난다.

그 때 여우와 고양이를 다시 만난 피노키오는 그들의 꾐에 빠진다.

금화 네 개가 내일이면 천 개, 이천 개로 불어난다는

여우와 고양이의 말이 피노키오를 사로잡은 것이다.)

 

피노키오가 물었다. "기적의 땅은 어디 있어?"

"조금만 더 가면 돼."

도시를 가로지르고 성벽 밖으로 나와 다른 밭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어떤 외딴 밭에서 그들은 걸음을 멈추었다.

여우가 말했다. "다 왔어. 이제 땅에 엎드려 손으로 조그만 구덩이를 파는 거야.

그리고 그 안에 금화를 심어."

피노키오는 시키는 대로 했다. 여우가 다시 말했다.

"이젠 저기 가까이 있는 도랑에 가서 물 한 양동이만 퍼 와.

금화를 심은 곳에 물을 주어야 하니까."

피노키오는 도랑으로 갔다. 하지만 양동이가 없어서

신고 있던 신발을 벗어 물을 담아다가 구덩이를 덮은 흙에 뿌렸다.

그리고 여우에게 물었다. "이젠 뭘 해야 하지?"

"다 됐어. 모두 가도 돼. 이십 분 뒤 네가 이곳에 다시 돌아올 때쯤이면

땅에서 나무가 자라나 가지마다 금화가 주렁주렁 달려있을 거야."

 

19. 피노키오는 금화를 도둑맞고 감옥에 갇힌다.

 

피노키오는 도시로 되돌아와 일초, 이 초 시간을 재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간이 다 되었다고 생각되자 기적의 땅으로 가는 길로 들어섰다.

급한 걸음으로 걸어가는 동안 가슴에선 뚝딱, 뚝딱 괘종시계처럼 커다란 소리가 났고.

마음속에는 온갖 생각이 끊이지 않았다.

"천 개가 아니고 금화 이천 개가 달려 있으면 어쩌지?

아니 이천 개가 아니라 오천 개면 어쩌지? 오천 개가 아니고 만 개면?

세상에 그러면 난 얼마나 큰 부자가 되는 거지?

큰 집을 사고, 나무로 만든 말도 천 마리는 살 거고, 마구간도 천 개는 가질 거야.

찬장에는 초콜릿, 과자, 사탕, 케이크를 가득 채워 놓을 거야."

이런 상상을 하는 동안 어느 새 기적의 땅 가까이에 도착했다.

그런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20. 감옥에서 풀려난 피노키오는 요정의 집을 향해 길을 떠나다 덫에 걸리게 된다.

 

(감옥에서 풀려난 피노키오는 요정의 집으로 가는 길로 들어선다.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아빠와 요정을 만난다는 생각 때문에

흙탕물이 모자에까지 튈 정도로 사냥개처럼 껑충 껑충 뛰어간다.)

 

"난 별별 꼴을 다 겪었어. 난 그래도 싸. 내 멋대로 행동하는 고약한 꼭두각시니까.

하지만 지금부터는 안 그럴 거야. 착하고 말 잘 듣는 아이가 될 거야.

그런데 아빠는 날 기다리셨을까? 요정님 집에 가면 아빠를 볼 수 있을까?

끌어안고 얼굴을 비비고 입 맞춰 드리고 싶어, 요정님은 내 행동을 용서해 주실까?

나처럼 은혜에 감사할 줄 모르는 나쁜 아이가 또 있을까?"

피노키오는 이렇게 중얼거리다가 화들짝 놀라며 몇 걸음 뒷걸음질을 쳤다.

길 한 복판에 커다란 뱀이 누워 있었다.

초록색 비늘에 눈은 새빨갛고 뾰족한 꼬리에선 굴뚝처럼 연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피노키오는 놀라서 거의 오백 미터나 뒤로 물러나 자갈더미 위에 앉았다.

그리고 뱀이 제 갈 길로 가버려서 길이 열릴 때까지 기다려야겠다고 생각했다.

한 시간, 두 시간, 세 시간을 기다려도 뱀은 꼼짝하지 않았다.

멀리서 봐도 새빨갛게 빛나는 눈과 꼬리에서 솟아나는 연기 기둥이 보였다.

피노키오는 용기를 내어 다가갔고 뱀에게 속삭였다.

"죄송합니다. 뱀 아저씨. 한쪽으로 조금만 비켜 주시겠어요? 제가 지나갈 수 있을 정도면 돼요."

하지만 뱀은 여전히 꼼짝도 하지 않았다.

피노키오는 다시 한 번 속삭이듯 말했다.

"뱀 아저씨, 저는 집으로 돌아가야 해요. 벌써 오랫동안 아빠를 보지 못했거든요.

아저씨도 제가 집에 가기를 바라시죠?"

피노키오는 대답을 기다렸지만 뱀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게다가 그때까지 쌩쌩하게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던 뱀이

딱딱하게 굳어지더니 눈이 감기고 꼬리에서도 연기가 나지 않았다.

 

21. 농부는 사로잡힌 피노키오에게 개처럼 닭장 지키는 일을 시킨다.

 

밤이 되었다. 덫이 정강이를 조여 와 너무나 아팠다.

게다가 어두운 밤에 들판에서 혼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피노키오는 너무 무서워서 거의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다.

그때 머리 위로 반딧불이가 날아가는 것이 보였다.

"반딧불이야, 이 고통에서 나를 벗어나게 해 줄 수 없겠니?"

반딧불이는 측은한 눈빛으로 피노키오를 바라보았다.

"불쌍한 애야, 어쩌다 그렇게 날카로운 덫에 걸려들었니?"

"포도 두 송이를 따려고 포도밭에 들어갔다가 그랬어."

"그 포도가 네 거니?"

"아니, 난 그저 배가 고파서."

"배가 고프다고 해서 네 것이 아닌 걸 가져도 되는 건 아니잖아."

피노키오는 울부짖었다. "그래, 그래, 맞아. 다시는 절대 그러지 않을 거야."

그때 누군가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에 둘은 이야기를 멈추었다.

발끝을 세우고 살금살금 다가온 사람은 포도밭 주인이었다.

밤마다 닭을 잡아먹는 족제비가 덫에 걸리지 않았는지 살피러 온 것이었다.

하지만 족제비가 아니라 어린아이가 덫에 걸려 있는 걸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

농부는 성난 목소리로 말했다. "좀도둑이잖아! 네가 우리 닭을 훔쳐 간 녀석이지?"

"아니에요, 전 아니에요." 피노키오는 울부짖었다.

"전 그냥 포도 두 송이만 따려고 밭에 들어온 거예요."

"포도를 훔치는 사람은 닭도 훔칠 수 있는 거야

네가 그걸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도록 내가 가르쳐 주마."

농부는 덫을 풀어 준 다음 피노키오의 목덜미를 움켜잡고는

새끼 양을 끌고 가듯이 대롱대롱 매달고 집으로 갔다.

농부는 집 마당에 도착하자마자 피노키오를 바닥에 내던지고는 발로 목을 누르며 말했다.

"오늘 우리 집을 지키던 개가 죽었는데 네가 그 일을 대신하는 게 좋겠어.

개 대신 집을 지켜야 한다. 알겠니?"

농부는 말을 마치자 놋쇠로 얽인 개 목걸이를 피노키오의 목에 씌우고는

빠져 나가지 못할 만큼 단단히 조였다.

개 목걸이에는 긴 쇠줄이 달려 있었는데, 쇠줄은 벽에 단단히 붙어 있었다.

불쌍한 피노키오는 마당에 웅크리고 있었다.

너무나 춥고, 배고프고, 무서워서 살아 있어도 살아 있는 게 아니라 죽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피노키오는 이따금씩 짜증스레 개 목걸이 안에 손을 집어넣으며 울먹였다.

"그래, 차라리 잘 됐어! 안됐지만 잘 된 거야! 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놀고먹으려고 했어."

 

(피노키오는 이전의 행동을 후회하고 개집으로 들어간 후에 잠이 든다.)

 

22. 도둑을 잡은 피노키오는 맡은 일을 잘해낸 대가로 풀려난다.

 

(피노키오가 개집에서 잠을 자고 있을 때 족제비 네 마리가 가까이 와서 피노키오에게 말을 건다.)

 

"여기서 뭘 하는 거니?"

"집을 지키고 있어."

"멜람포는 어디 갔어? 이 개집에 살던 늙은 개 말이야"

"오늘 아침에 죽었어."

"죽었다고? 불쌍한 것! 마음씨가 정말 착했는데. 하지만 너도 생김새를 보니 착한 개 같은걸!"

"미안하지만 난 개가 아냐!"

"그런데 왜 집 지키는 개 노릇을 하고 있냐?"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 거야. 벌을 받는 거지."

"그럼 너한테도 똑같은 제안을 하지.

죽은 멜람포한테 했던 거랑 똑같은 제안이야. 너도 만족할 거야."

"그게 뭔데?"

"우린 일 주일에 한 번씩 이 닭장에 와서 닭을 여덟 마리씩 가져갈 거야.

여덟 마리 중에서 일곱 마리는 우리가 먹고 한 마리는 너한테 줄게.

물론 조건이 있지. 우리가 일을 하는 동안 넌 자는 척하는 거야.

절대로 짖으면 안 돼. 농부가 깨면 안 되니까."

"멜람포가 정말 그렇게 했단 말이지?"

"그렇다니까. 멜람포는 우리랑 마음이 잘 맞았어. 그러니까 넌 신나게 잠만 자면 돼.

우리가 떠나기 전에 털을 뽑은 닭을 한 마리 던져 줄 테니까.

네가 내일 아침에 먹을 수 있도록 말이야."

 

(그러나 피노키오는 족제비들의 말대로 하지 않고

그들을 닭장 안에 가둠으로써 농부가 족제비들을 잡게 했다.

그 대가로 피노키오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23. 피노키오는 파란 머리 소녀가 죽은 것을 알고 눈물을 흘린다.

 

(농부가 개목거리를 풀어주자 피노키오는 요정의 집으로 간다.

요정은 없고 대신, “파란머리 소녀 여기에 잠들다는 대리석 글자가 눈에 띤다.

피노키오는 울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제 아빠도 요정님도 없는데 누가 나한테 먹을 것을 주겠어요?

밤이 되면 어디서 잠을 잘까요? 누가 나한테 새 옷을 해주겠어요?

나도 죽고 싶어요! 흑흑흑."

바로 그때 피노키오의 머리 위로 커다란 비둘기 한 마리가 날아가고 있었다.

비둘기는 커다란 날개를 펼치고 멈춘 채 피노키오에게 외쳤다.

". 거기서 뭘 하고 있는 거니?"

"보면 몰라? 울고 있잖아!"

피노키오는 소리 나는 쪽으로 머리를 들고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 혹시 네 친구들 중에 피노키오란 이름을 가진 꼭두각시가 있니?"

피노키오가 벌떡 일어섰다. "피노키오? 피노키오라고 그랬니? 나야! 내가 피노키오야!"

피노키오의 말에 비둘기는 재빨리 땅에 내려앉았다. 칠면조보다 더 큰 비둘기였다.

"그럼 제페토 할아버지도 알겠네?"

"알고말고. 우리 아빠야! 날 아빠한테 데려가 줄 수 있니? 아빠가 아직 살아 계신 거야?

빨랑 말해. 아직 살아 계신 거지?"

"사흘 전 바닷가에서 만났지. 바다를 건너려고 조그만 배를 만들고 있었어.

그 불쌍한 할아버지는 벌써 넉 달째 너를 찾아 떠돌고 있어,

아무데서도 널 찾지 못하자 이젠 바다 건너 낯선 곳으로 너를 찾으러 가기로 마음먹은 거야."

피노키오가 다급히 물었다. "여기서 바닷가까지는 얼마나 되니?"

"천 킬로미터도 더 돼."

"천 킬로미터? , 비둘기야, 나한테도 너처럼 날개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고 싶으면 내가 데려다 줄게." 피노키오는 다른 말은 하지 않고 서둘러 비둘기 등에 올라탔다.

 

(비둘기가 피노키오를 바다에 내려놓자 피노키오는 어떤 할머니에게 할아버지의 소식을 듣게 된다. 잃어버린 아들을 찾으려고 할아버지는 조각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다가 파도에 휩쓸려

바다에 빠지고 만다. 피노키오가 이 광경을 보고 아빠를 구하기 위해 바다로 들어가 헤엄을 친다.)

 

24. 피노키오는 부지런한 벌들의 나라에 도착해서 파란 머리 요정을 다시 만난다.

 

(피노키오는 바다를 헤엄쳐 가다가 거센 파도에 밀려 바닷가 모래 위에 내던져 진다.

그곳에서 돌고래를 통해 아빠가 상어밥이 됐을 지도 모른다는 말을 듣게 된다.

피노키오가 오솔길로 접어들어 부지런한 벌들의 나라에 도착한다.

피노키오는 너무 배가고파 석탄수레를 끄는 남자에게 구걸을 한다.

손수레를 끌면 동전 네 푼을 준다는 그 남자의 말을 거부하고, 다시 벽돌공에게 구걸을 한다.

벽돌공은 함께 석회를 나르면 동전을 주겠다고 한다.)

 

"주고말고. 이리 와서 석회를 나르면 한 닢이 아니라 다섯 닢도 줄 수 있어."

"석회는 무겁잖아요. 난 힘든 일은 하고 싶지 않아요."

"힘든 일을 하기 싫으면 계속해서 하품이나 실컷 해라!"

채 삼십 분도 안 되는 사이에 스무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더 지나갔다.

피노키오는 그때마다 구걸을 했지만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했다.

"부끄럽지도 않니? 길거리에서 빈둥거리지 말고 일거리를 찾아봐라.

그래서 네 힘으로 빵을 얻는 법을 배우도록 해!"

그 다음에는 착하게 보이는 아가씨가 물통 두 개를 들고 지나갔다.

마침 목이 마르던 피노키오가 말했다.

"이쁜 누나, 그 물통에서 물 한 모금만 마시게 해 주시겠어요?"

그러자 아가씨는 물통 두 개를 땅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마음껏 마시렴!" 물을 벌컥벌컥 들이켠 뒤 피노키오가 말했다.

"이제 배고픔도 없앨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피노키오의 말을 듣고 착한 아가씨가 말했다.

"물통 하나를 집에까지 들어다 주면 커다란 빵 한 조각을 줄게."

피노키오가 물통을 바라보며 좋다는 말도 싫다는 말도 하지 않자 착한 아가씨가 덧붙였다.

"빵도 주고, 기름이랑 식초를 친 브로콜리 한 접시도 줄게."

피노키오는 다시 물통을 흘끔 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브로콜리를 먹고 나면 맛있는 시럽도 한 컵 줄게."

맛있는 시럽이라는 말에 피노키오는 말했다. "좋아요. 물통을 집에까지 들어다 드릴게요."

물통은 무척 무거웠다. 손으로 들고 가기에는 너무나 무거워 어쩔 수 없이 머리에 이고 가야 했다.

 

(피노키오는 착한 아가씨 집에서 배부르게 먹은 후에 그 아가씨가 요정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25. 피노키오는 꼭두각시로 사는 것이 지겹다며 어린이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마음씨 착한 아가씨는 처음에 자기는 작은 요정이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더 이상 속일 수 없는 걸 알고 털어놓았다.

"말썽꾸러기 꼭두각시야! 어떻게 내가 요정인 줄 알았니?"

"요정님을 너무나 사랑하니까요."

"기억나니? 너랑 헤어졌을 때 난 소녀였는데 이젠 어른이 되었어.

누나가 아니라 네 엄마가 될 수도 있을 만큼 자랐지‥‥."

"그럼 누나가 아니라 엄마라고 부를게요.

다른 아이들처럼 나도 엄마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마다 얼마나 마음이 아팠다고요.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빨리 어른이 될 수 있었어요?"

"그건 비밀이란다."

"가르쳐 주세요 나도 얼른 자라고 싶어요. 난 언제나 이렇게 키가 작아요."

"하지만 넌 자랄 수가 없어."

"왜요?"

"나무 인형은 더 이상 자랄 수가 없단다.

나무 인형으로 태어나서 나무 인형으로 살다가 나무 인형으로 죽는 거야."

피노키오는 자기 머리를 때리면서 말했다.

". 난 이제 꼭두각시로 사는 게 정말 지겨워요.

나도 이젠 다른 아이들처럼 진짜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럴 만한 자격이 있는 일을 하면 사람이 될 수도 있지."

"정말요? 어떻게 하는 건데요?"

"아주 간단해. 늘 착한 아이로 생활하는 습관을 들이는 거야."

"그럼 내가 착한 아이가 아니란 말예요?"

"물론 아니지. 착한 아이는 말을 잘 듣는데, 너는······ ."

"난 말을 잘 듣지 않아요."

"착한 아이는 공부도 열심히 하고 일도 열심히 하는데······ ."

"난 일 년 내내 게으름만 피우며 빈둥거렸어요."

"착한 아이는 언제나 바른 말만 하는데‥‥‥."

"난 언제나 거짓말만 해요. 난 착한 생각만 해도 몸이 근질거려요.

하지만 오늘부터는 생활을 바꿀 거예요."

 

(피노키오는 착한 아이가 되어 공부도 하고 일도 해서 진짜 어린이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26. 피노키오는 무서운 상어를 보려고 학교 친구들과 함께 바닷가에 간다.

 

다음 날 피노키오는 학교에 갔다. 꼭두각시가 학교에 노는 걸 본 개구쟁이 친구들이

어떻게 맞아 주었을지는 짐작이 가고도 남을 것이다.

어떤 아이는 피노키오의 모자를 벗기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뒤에서 옷을 잡아당기기도 했다.

또 어떤 아이는 잉크로 피노키오의 코밑에 수염을 그리기도 하고,

피노키오의 손과 발에 끈을 묶어서 춤을 추게 하려는 아이도 있었다.

처음에 피노키오는 참을성 있게 뒤로 물러서기만 했다. 하지만 참는 데도 정도가 있는 법이다.

"너희들 조심해. 난 놀림감이 되려고 여기 온 게 아냐.

난 다른 사람을 존중해. 마찬가지로 나도 존중 받고 싶어."

"훌륭한데, 꼬마 악당! 넌 꼭 책에 나와 있는 것처럼 말하는구나."

개구쟁이들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그 중에서도 특히 더 건방진 아이 하나가 피노키오의 코를 잡아당기려고 손을 뻗었다.

하지만 미처 손이 닿기도 전에 피노키오가 책상 밑으로 다리를 뻗어 정강이를 걷어찼다.

"어이쿠. 웬 다리가 이렇게 딱딱해!"

아이는 피노키오가 걷어차서 멍든 정강이를 문지르며 소리쳤다.

 

(피노키오와 아이들은 금방 친구가 되고, 선생님은 공부를 잘하고 착실한 피노키오를 좋아한다.

하지만 피노키오는 선생님과 요정의 말을 듣지 않고

끝내 개구쟁이들과 함께 상어를 보기 위해 바닷가로 간다. 물론 학교를 가지 않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