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 17. 20:56ㆍ개꿀리뷰
진실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까지 진실을 말할 수 있을까?
추운 겨울 어느 날 아침, 벨 소리가 울렸다.
이른 아침에 몹시 추워 보이는 이웃집 할머니께서
혹시 아들이 쥐색 옷에 모자를 쓰고 학교에 갔냐고 물으셔서
그렇다고 말하니 만원을 주셨다.
알고 보니 아들 녀석이 주머니에 손을 넣다 그랬는지
주머니에 있던 돈을 흘렸나보다.
이 추운 날씨에, 그깟 만원이 뭐라고
물론 여전히 나에게도 큰돈이지만
그보다는 이 추운 날씨에 돈을 돌려준
그 할머니의 마음씨에 가슴이 뜨거워졌다.
저녁이 되어 아이가 돌아오고 나는 물었다.
어제 할머니한테 만원을 받았니?
아들 녀석은 그렇다고 했고
그래서 그 돈을 잘 가지고 있냐고 물었다.
아들 녀석은 역시 돈을 자기가 잘 보관하고 있다고 했다.
사람은 어디까지 진실해 질 수 있는가?
우리는 진실을 말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과연 사실일까?
혹시 나는 잃어버리지 않았다는 믿음을
진실처럼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돈을 잃어버렸는데 잃어버리지 않았다는 희망을
진실처럼 말하고 있던 것은 아닐까?
나는 아들이 사실을 말하는지
믿음을 말하는지, 자신의 희망을 말하는지 궁금해서
그 돈을 보여 달라고 했는데
아들 녀석은 만원을 꺼내 보였다.
어쩌면 내가 진실이라고 말하면서
나의 믿음을, 나의 희망을 말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나는 남 이야기하듯 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잘 때가 되자 아내가 말했다.
여보, 아들이 할머니한테 받은 만원은 있는데
엊그제 외할아버지한테 이만원 받은 것 중에 만원을 못찾겠대.
우리는 오늘도 진실을 원하면서
사실과 믿음 그리고 희망의 범벅 가운데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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